글 지상범 JSB진로진학연구소장
【청주일보】 청주일보 = 국가의 외교·안보 정책과 경제 정책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국가의 실질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물론, 신냉전의 거센 격랑과 북핵 위협이 고조되는 현실 속에서 최대 우방국인 미국과의 동맹을 공고히 하는 것은 한반도의 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동맹은 국익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맹신해야 할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집권 여당의 자리를 잃고 야당으로 전락한 2026년 5월 현재,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정치 행보는 주권 국가의 기본 존재 이유를 근본적으로 묻게 한다.
이들은 미국의 우선주의 패권 전략에 일말의 비판 의식 없이 편승하는 ‘하위 파트너’로 전락해 막대한 국익을 헌납했고, 대내적으로는 쿠팡과 같은 거대 독점 자본의 횡포를 방관하며 서민과 노동자의 삶을 철저히 외면했다.
심지어 2024년 12월 3일에는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헌정 파괴 사태까지 묵인하고 동조했다.
이러한 퇴행적이고 반국민적인 정치 행태를 2022년 개정 교육과정 윤리 교과에 등장하는 동서양 철학자 20인의 핵심 사상을 통해 세 가지 테마로 신랄하게 비판한다.
첫째, 맹종적 외교로 인한 자주성 상실과 경제·안보적 자해 행위다.
철학의 출발점인 소크라테스는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역설했다.
한미 동맹이라는 이념을 비판적 성찰 없이 절대적 진리로 맹신하며 자국의 경제적 피해를 정당화하는 국민의힘의 태도는 지적 나태함의 극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국가의 목적을 ‘시민의 최고선과 행복 실현’으로 규정했듯, 외교의 목적 역시 국민의 이익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참혹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과학법(CHIPS Act)의 독소조항 수용으로 인해 한국 핵심 산업은 수조 원대의 잠재적 수출 타격 우려와 영업 기밀 유출이라는 희생을 강요당했다.
근대 사회계약론의 선구자 홉스는 주권자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때만 권력의 정당성을 가진다고 보았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방위비 분담금(SMA)의 천문학적 인상 요구에는 순응하면서, 살상 무기 우회 지원으로 러시아를 자극해 북·러 군사 밀착을 초래하고 대만 해협 문제에 개입해 전쟁 리스크를 고조시켰다.
이는 동양 철학에서도 뼈아픈 비판의 대상이다.
장자는 우물 안 개구리식의 편협함을 경계하는 ‘제물론’을 가르쳤다.
다극화된 현대 사회에서 오직 미국 중심의 질서만이 절대선이라는 도그마는 좁은 우물 속 시각이다.
노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 관점에서 보아도 주변국을 인위적으로 적대시하는 이분법적 냉전 외교는 평화의 순리를 거스르는 억지스러움이다.
우리는 이황이 강조한 경(敬)의 철학처럼 외세의 거센 압력 앞에서도 내면의 굳건한 주체성을 지키고, 원효의 화쟁(和諍) 사상처럼 극단적 진영 논리를 넘어 주변국과 실용적으로 조화하는 자주적 기개를 회복해야만 한다.
둘째, 거대 자본의 독점 비호와 약자 억압에 대한 질타다.
대외적으로 외세에 순응한 권력은 대내적으로 거대 자본의 전위대를 자처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위해의 원칙’을 통해 타인에게 물리적·정신적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의 자유를 강조했다.
그러나 연간 끊이지 않는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과로사와 1만 6천여 명에 달하는 취업 방해 블랙리스트 사태는 혁신을 빙자한 국가적 폭력이다.
존 로크가 정부의 핵심 목적을 시민의 생명과 재산권 보호로 규정했음에도, 공정위로부터 16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맞을 만큼 알고리즘을 조작해 시장 공정성을 파괴하고 와우 멤버십 요금을 58%나 기습 인상한 플랫폼의 폭리를 국민의힘은 방관했다.
공리주의자 벤담의 시각에서, 소수 자본의 독점적 이익을 위해 서민 가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노동자의 피땀을 쥐어짜는 행위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악(惡)이다.
존 롤스 역시 ‘공정성으로서의 정의’를 통해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최소 수혜자)에 대한 배려를 정치의 제1원칙으로 삼았다.
물류와 배송 현장에서 생명권이 벼랑 끝에 몰린 약자들의 현실을 외면하는 정치는, 백성을 국가의 가장 귀한 근본으로 여기는 맹자의 민본(民本) 사상으로 보아도 천심을 짓밟는 참담한 폭정일 뿐이다.
셋째, 헌정 파괴와 민주주의 유린의 철학적 위선이다.
가장 뼈아픈 모순은 대외적으로 ‘가치 외교(자유와 민주주의 연대)’를 부르짖으면서, 대내적으로는 12·3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인 국가 폭력을 방조했다는 점이다.
플라톤은 국가의 정의를 각 계급이 자신의 본분에 충실해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보았다.
국가를 수호해야 할 군대가 무력을 동원해 국회로 난입하여 주권자를 짓밟은 것은 국가의 영혼을 타락시키는 궁극의 불의다.
장 자크 루소의 시각에서 비상계엄은 주권자 전체의 ‘일반의지’를 짓밟고 소수 집권 세력의 사적 이익을 관철하려 한 내란이며, 임마누엘 칸트의 정언명령에 비추어 보아도 헌법적 권리를 지닌 시민을 한낱 권력 유지의 ‘수단’으로 전락시킨 야만이다.
나아가 위르겐 하버마스가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꼽은 공론장에서의 의사소통적 합리성은 계엄군의 총칼과 포고령 아래 무참히 살해당했다.
동양의 사상가들도 이 끔찍한 표리부동을 가차 없이 꾸짖는다.
공자는 명분을 바르게 세우고 그 이름에 걸맞게 행동하는 정명(正名)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았다.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배반한 집단은 이미 21세기 민주 정당으로서의 이름과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왕양명은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해야 한다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을 가르쳤다.
입으로는 국제 사회를 향해 자유를 외치면서, 뒤로는 45년 전의 군사 독재적 폭거로 회귀하여 자국민을 탄압한 것은 철학적 위선의 극치다.
결론 : 실용과 규제의 균형 정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촉구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들 20인의 위대한 사상가가 역사 너머에서 공통으로 가리키는 바는 명확하다.
정당과 국가 권력의 본령은 강대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하위 파트너나 거대 자본의 이윤을 지키는 방패막이가 되는 것에 있지 않다.
오직 주권자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무너진 민생을 돌보며, 당당하게 국가의 실질적 이익을 챙기는 데 있다.
이제 우리는 맹목적인 이념의 틀을 부수고, 이이(율곡)가 역설한 변통(變通, 시대의 흐름에 맞는 과감한 제도 개혁)과 정약용(다산)이 주창한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철학을 현실 정치에 즉각 구현해야 한다.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외교적으로는 미국과의 동맹을 군사·안보적 축으로 강력히 유지하되, 경제와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유연한 다자주의를 채택해 중국·러시아와의 실리적 협력을 복원하는 다층적 독립 외교를 펴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무도한 독점 자본의 횡포를 막기 위해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을 엄단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가칭 쿠팡 방지법)’을 즉각 제정해 노동자와 소비자의 권리를 지켜내야 한다.
주권은 외세에 헌납하고 민생은 자본에 팔아넘긴 이 낡은 사슬을 끊어내고, 철저히 국민을 중심에 두는 실용적 균형 정치로 전환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이 직면한 작금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길이다.



[지상범 소장의 한 마디]
"영재학교 입시는 고등학생이 되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중학교 3년을 얼마나 밀도 있게 보냈는지를 증명하는 과정이다. 정답지보다 아이의 눈빛 속에 담긴 호기심의 깊이를 먼저 살펴보아야한다“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청주공항만 허브?”…국민의힘 충북 북부권, 더불어민주당 충북도지사 신용한 후보 발언에 ‘균형발전 역행’ 반발 (1) | 2026.05.11 |
|---|---|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충북도당 공직후보자 명단 (0) | 2026.05.11 |
| “비례는 진보당으로”…“충북 정치를 도민 모두의 광장으로” (1) | 2026.05.07 |
| 국민의힘 충북도당, 도민과의 7대 약속(공약) 발표 (0) | 2026.05.07 |
| “가족 토지 관정 특혜 없었다”…박근영 청주시의원, KBS 보도 정면 반박 (0) | 2026.05.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