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 김정수 기자 = 충북도의회 이상식 도의원이 작심한듯 5분 발언을 통해 과거 청남대 동상을 세웠던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사과를 촉구하는 폭탄발언을 했다.
이상식 도의원은 그간 이시종 도지사의 권유로 받아들였던 청남대 동상 철거 조례를 추진하면 의회와 의원 간의 갈등이 심각해 졌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집행부에 일침을 가하는 5분 발언을 했다.
[청주일보] 충북도의회 이상식 도의원이 청남대 동상 철거에 대한 이시종 도지사의 사과를 촉구하는 5분발언을 하고 있다. 김정수 기자
또한, 이상식 의원은 이 조례를 상정하지 않고 5번의 간담회에 머물러 있던 행정안전 문화위원회 (임영은 위원장)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임영은 위원장은 5분 발언후 10분의 시간의 의사 진행발언을 얻어 그동안의 행문위 의원들의 고충을 토로하며 향후 더 나은 조례를 만들어 가기 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이상식 의원은 다시 의사진행 발언으로 '청남대 동상 철거 조례를 공식적으로 철화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따라 3개월 동안 들끓던 청남대 동상 철거 조례는 이상식 의원이 철회해 더 이상 논의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청남대 동상 찰거 조례 추진과정에서 충북도의회와 집행부의 갈등이 첨예하게 노출됐으며 최근 청주시 특례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이시종 도지사의 입장이 난처하게 변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서원구 허창원 의원은 이날 자치연수원 충북 이전 결정 조례인 공유재산 심의 안건 통과후 집행부를 강하게 대안을 제시해 줄것을 촉구하는 발언을 해 주목을 끌었다.
▲다음은 이상식 의원 5분발언 전문이다.
충북도지사의 사과를 촉구하며
안녕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청주7선거구 이상식입니다.
존경하는 165만 충북도민 여러분,
저는 오늘 충북도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도의원으로서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의회는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관입니다. 물론 협력을 통해 집행부의 원활한 현안해결에도 힘을 보태야 하는 도정운영의 동반자입니다.
그러나 충청북도의 의회에 대한 인식만큼은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난 듯합니다. 의원과 의회에 대한 경시가 도를 넘었습니다. 이에 저는 오늘 충북 도지사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자 합니다.
저는 금번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를 추진하면서 충청북도의 비정상적 행태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 조례는 사실 충청북도의 요청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의회와 집행부의 협력과 협조의 좋은 뜻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충청북도는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설치한 청남대내 전직 대통령 동상에 대해 스스로 철거를 해야 하는 자가당착에 빠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스스로 행한 것을, 그것도 반대를 무릅쓰고 했던 행위를 스스로 뒤엎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때문에 적지 않은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청남대내 동상철거에 대한 저의 소신과 신념이 충분했기에 과거상황을 뒤로하고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집행부가 의회와의 협력을 통해 현안을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순기능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소한 저는 이시종 지사의 그러한 마음을 순수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저의 진정성은 무참히 짓밟혔고 신의를 저버린 충청북도에 경멸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서로 협의된 조례였습니다. 조례안 수정이 그렇게도 절실했습니까? 먼저 도움을 청하고 현안해결을 위해 함께 했던 발의자의 존재를 무시한 이유가 무엇인지요? 신뢰의 정치가 배신의 정치로 변질된 현 상황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우리 의원들은 충청북도의 이간질 대상이었고 상반된 각자의 불신은 그렇게 싹을 틔우게 되었습니다.
또한 집행부와 행문위의 한 배를 탄 것이 아니라 행문위원들은 철저히 충북도의 꼭두각시가 되고 있는 듯합니다.
조례를 통한 현재의 협작 또한 추후 분명 배신의 정치로 변질 될 것입니다. 충청북도의 의회에 대한 관념은 늘 건전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저는 조례철회를 행문위에 온전히 위임하고자 합니다.
미상정으로 비겁해지지 마시고 직접 철회를 하십시오. 그리고 충북도는 조례를 핑계로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즉각 동상철거에 나서 주십시오.
충청북도 도정의 책임자이신 이시종 지사께 말씀 드립니다.
의회는 도청의 부속기구가 아닙니다.
독립된 기관이며 의원 개인 개인이 하나의 입법 기관입니다.
의원을 기망하고 의회를 경시한 것에 대해 사과하십시오. 도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의원들입니다. 때문에 충북도민에게 공개적으로 사과 하십시오.
청남대의 전두환·노태우 동상철거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정리해 밝혀주십시오. 갈등을 조장하고 키워가는 것은 도정 책임자로서 옳지 않습니다.
도민의 갈등해결을 위해 정확한 입장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행정문화위원회에도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동료의원의 일이니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 있는 시간은 너무도 많았고 배려와 이해의 시간은 배신의 시간으로 점철되고 말았습니다. 정말 살점을 도려내듯 아픈 마음으로 고합니다.
통상적으로 제도에 대한 찬반은 가부의 결정을 돕기 위해 토론회나 개별적 협조, 그리고 자료나 여론수렴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조례는 가부의 결정이 아니라 상정이냐 미상정이냐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되었습니다.
참으로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특히 지방의회에서 의원 절대다수가 공동으로 발의한 조례가 상정조차 못되고 있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행정문화위원회 6명중 4명이 공동발의자입니다. 본인들 스스로 자신의 소신을 부정한 것입니다.
그분들 또한 그러한 선택을 한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행정문화위원회 조례 공동발의자께서는 동료의원들과 도민들께 분명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합니다. 그것이 책임정치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의회가 비상식의 길로 가도록 방치한 행정문화위원장께서도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합니다. 어느 누구하나 이 상황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의회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사유에 대해 필히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도 분명히 뒤따라야 합니다. 신뢰받는 의회를 위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의회와 집행부는 별도의 독립기관입니다. 하지만 각자가 하나의 다리가 되어 조화롭게 운용되고 두 다리가 서로 협력하여 나가는 땔래야 땔 수 없는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조화와 협력이 무시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의 갈등과 손해로 이어집니다.
우리에게는 이성이 있습니다. 잘못된 것에 대해 뉘우치고 용서하며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지혜가 있습니다.
부디 아집과 독선, 그리고 상대를 경시하는 자세를 버려야 합니다. 충북도와 의회가 하나가 되어 도민만을 생각할 수 있는 모범 창출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 주실 것을 뜨거운 가슴으로 호소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출처 : 청주일보(http://www.cj-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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