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일보】 지상범 기자 =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은 28일 오전 11시 충북도교육청에서 "9월 4일을 ‘교육공동체 회복의 날’로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기자회견문
존경하는 충북교육가족 여러분!
주말마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선생님들의 절박한 외침이 한 달 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수많은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매일 겪고 있을 힘든 상황에 교육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교육 활동을 보호하고 추락한 교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 일선 학교를 찾아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자는 아이를 깨울 수도, 책을 찢고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는 아이를 지도할 수도 없다는 발언과 선생님들의 눈빛에는 분노와 무기력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는 사회의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실제로 나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좌절감을 가진 선생님들의 현실에는 위안이 되지 못합니다.
교수 시절, 제자인 예비교사들에게 소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교육에 임해야 한다고 늘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가르치고 싶지만 가르칠 수 없다고 토로하는 선생님이 된 제자들을 보며, 형언할 수 없는 비통함을 느낍니다.
학교는 꿈을 꾸는 곳이어야 합니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이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바른 인성을 갖추고 자신의 목표를 실현해 나아가야 하는 곳입니다. 아이들을 독려하고 인도하는 교사들을 위축시키고 제한하는 제도와 행위들은 개선되고 근절되어야 합니다.
저는 항상 “교사를 위한 교육감”이 되겠다고 말해왔습니다.
교사를 위한 교육감의 뜻은 결국 학생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를 바라보며 지원하겠다는 의지입니다.
교사들이 소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교육에 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에 대해 아동학대 면책을 부여하는 교권보호 관련법이 국회 교육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이 법률이 신속하게 입법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다른 관련 법들의 제·개정에도 현장 선생님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더불어 우리교육청에서는 교권 침해 관련 각종 규정 정비, 초기 대응 방안 구체화, 사건화되지 않았지만 교사들의 무력감을 가중시키는 악의적 민원 방지 등 교육활동보호 안전망을 구축하는 충북형 교육활동보호 종합계획을 수일 내에 발표하겠습니다.
충북형 교육활동보호 종합계획의 방향과 세부 대책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전국 최초로 충북에서 운영하고 있는 ’교원 119‘, 교원배상책임보험의 보장, 교권보호 관련 교육감 직속 TF팀 운영 등을 확대하겠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론화위원회는 교육 활동 중 일어나는 교사와 학생과의 역할과 관계에 대한 공론을 통해 갈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취임하면서 제안한 교사존중 운동의 확산은 기성 세대간 모범적인 동행으로 후세대인 학생들에게 교훈적인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교육활동보호책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당한 교육 활동중에 신고된 아동학대 신고 사안에 관련하여 억울한 직위해제가 발생 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현장 교원과의 간담회 정례화, ‘원스톱 교권 침해 현장 대응팀’을 신설하겠습니다. 아울러 학생의 문제행동에 대한 단계적 대응 매뉴얼 개발, 문제 학생에 대한 즉시 분리 조치, 필요시 학생의 의료기관 진단 및 치료, 상담 권고, 민원창구를 단일화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충북교육가족 여러분!
교육이 무너지는 현상을 체감하면서 학교 현장은 이미 재난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선생님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학생들의 곁에서 스스로의 책임을 다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간절한 외침에 함께 하겠습니다.
2023년 9월 4일은 ‘교육공동체 회복의 날’로 학교와 선생님들을 지키고 교육을 치유하는 날로 함께 할 것을 제안합니다.
돌아가신 서이초 선생님의 49재를 맞아 제안된 9월 4일 추모 행사는 같은 어려움을 겪다 스스로의 삶을 달리하신 동료 교사를 추모하고, 무너진 교권으로 인한 학교 현장의 문제를 세상에 알려 대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일 것입니다.
이러한 교사의 마음을 헤아려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의미 있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추모 행사가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교육공동체의 다양한 추모 활동을 존중하고 지원하여 교육감으로서 선생님들과 함께하며 애도하겠습니다.
교육 회복과 학교 정상화를 위한 선생님들의 순수한 바람과 그것을 응원하는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뜻을 같이하는 숭고한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9월 4일 ‘교육공동체 회복의 날’은 교육공동체의 의견 수렴을 통해 준비될 것입니다. 학교 안팍의 행사와 온라인 행사를 통해 의미 있고 울림 있는 교육 회복의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교육청에서는 9월 4일을 ‘공문 없는 날’로 운영하고 교권 존중 온라인 릴레이와 도내 교육 시설을 개방해 학교 밖 추모 행사를 지원하겠습니다.
교사가 바로 서지 않고서는 교육이 바로 설 수 없습니다. 교사의 교육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일은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우리의 희망을 단념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요, 결단입니다. 교사들을 지키는 것이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것입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곳을 향해 동행하는 충북 교육공동체가 되길 소망합니다.
선생님들이 더 이상 홀로 고통을 감내하지 않도록, 학교 현장이 무기력감과 좌절이 아닌 보람과 긍지로 가득 찰 수 있도록 늘 선생님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8.28.
충청북도교육감 윤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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