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충절, 조선의 학문, 일제강점기 독립정신이 이어지는 역사여행
【청주일보】 청주일보 =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다양한 꽃 축제와 봄맞이 행사가 열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유명 관광지로 발걸음을 옮기지만, 가까운 지역에서 역사와 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나들이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는 우리 역사의 중요한 가치인 충절·학문·독립정신을 보여주는 문화유산들이 자리하고 있다. 옥산면 국사리의 충현사, 환희리의 백록서원, 덕촌리의 독립운동가 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이 세 곳은 각각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라는 서로 다른 시대의 역사와 정신을 담고 있는 장소로, 봄꽃이 피어나는 길을 따라 걸으며 우리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의미 있는 문화유산 나들이 코스다.
고려 장군의 충절을 기리는, 국사리 ‘충현사’
옥산면 국사리에 위치한 ‘충현사(忠顯祠)’는 고려시대 명장 강감찬 장군의 충절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사당으로, 현재 청주시 향토유적 제104호로 지정된 지역의 역사문화유산이다.

강감찬 장군은 고려 현종 때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고 귀주대첩에서 대승을 거두며 나라를 지켜낸 구국의 영웅으로, 우리 역사에서 대표적인 명장으로 평가된다.
그의 지략과 지도력은 고려가 거란과의 장기간 전쟁을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충현사는 이러한 강감찬 장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67년 건립된 사당으로, 장군과 함께 고려군을 이끌며 공을 세운 강민첨 장군의 위패도 함께 봉안됐다.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목조 기와집 형태로 조성됐으며, 사당 앞에는 솟을대문과 담장이 둘러져 있어 전통 사당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경내에는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비도 세워져 있어 방문객들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충현사에서는 매년 추향제가 이어지고 있으며, 고려의 국난을 극복한 장군의 충절을 기리는 공간으로 지역 주민들의 역사적 자긍심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
특히 충현사 인근에는 강감찬 장군의 묘역으로 전해지는 유적이 함께 자리하고 있어 고려 시대 역사와 인물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역사 공간으로 평가된다.
고즈넉한 사당과 주변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충현사는 방문객들에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역사적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으로, 봄철에는 더욱 평온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조선 선비의 학문과 효행을 전하는, 환희리 ‘백록서원’
옥산면 환희리에 위치한 ‘백록서원(白鹿書院)’은 조선 후기 지역 유림들이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으로, 현재 청주시 향토유적 제96호(2015년 지정)로 보호되고 있는 문화유산이다.

백록서원은 1710년(숙종 36) 지방 유림들의 공의로 조선 전기의 문신 ‘권상(1508~1589)’을 기리기 위해 건립됐다.
권상은 문소전참봉, 용강현령, 선공감정 등을 역임한 문신으로, 특히 효행과 덕행으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서원은 1760년(영조 36) 충북도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에 봉계서원이 세워지면서 권상의 위패가 합향되며 철폐되는 변화를 겪었다.
이후 1871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봉계서원마저 훼철되자, 후손들은 1929년 백록서원 옛터에 사당을 다시 세우고 ‘남강사’라고 했다.
광복 이후 지역 유림과 후손들의 노력으로 1966년 건물을 보수하며 다시 ‘백록서원’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됐고, 현재까지 권상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는 공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홑처마 팔작지붕 목조 기와집으로, ‘경효사(景孝祠)’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서원 경내 사우에는 권상의 위패가 봉안됐으며 안동 권씨 문중에서 관리하고 매년 음력 9월 중정에 향사를 지내고 있다.
백록서원은 조선시대 선비정신과 지역 유림의 전통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오늘날에도 지역 문화유산의 의미를 전하는 중요한 역사적 장소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기억하는, 덕촌리 ‘독립운동가 마을’
옥산면 덕촌리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검은(儉隱) 정순만 선생의 고향으로,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가 깃든 마을이다.

정순만 선생(1873~1911)은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강점기 초기에 활동한 독립운동가로 이승만, 박용만과 함께 ‘삼만(三萬)’으로 불릴 만큼 독립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선생은 독립협회 활동과 만민공동회 활동을 통해 개혁과 국권 회복 운동에 참여했으며,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덕신학교를 설립해 민족교육을 통한 계몽운동을 펼쳤다.
이후 중국과 러시아 등지로 망명해 서전서숙 설립과 언론 활동을 통해 해외 독립운동과 민족계몽운동을 이어갔다.
덕촌리 마을은 이러한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정순만 선생 기념관, 애국의 길, 태극기의 길, 만세광장 등을 조성한 역사문화 공간으로 정비됐다.
특히 이곳은 1919년 3·1운동 당시 주민들이 횃불을 들고 만세운동을 펼쳤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덕촌리는 지역 항일운동의 중요한 역사 현장으로 평가된다.
오늘날 덕촌리 독립운동가 마을은 독립운동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봄꽃 속에서 만나는 우리 역사
옥산면의 충현사, 백록서원, 덕촌리 독립운동가 마을은 각각 고려의 충절, 조선의 학문, 일제강점기의 독립정신을 보여주는 장소들이다.
이 세 곳을 함께 둘러보면 한 지역 안에서 우리 역사의 흐름과 정신을 이어서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역사 여행이 된다.
봄꽃이 피어나는 계절, 자연 속에서 천천히 걸으며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은 단순한 나들이 이상의 의미를 준다.
따뜻한 봄날, 꽃이 피어나는 길을 따라 고려·조선·일제강점기를 잇는 역사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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