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눈썰매장 구조물 붕괴' 사전 안전점검 못해

개장 직전 외부 전문가 등 여러 차례 현장점검
눈썰매장 슬로프와 이용객 동선에만 집중한 듯

 

【청주일보】 충북 청주시가 지난 24일 안전사고가 발생한 눈썰매장 개장에 앞서 시민감사관 등을 동원해 여러 차례 사전 점검을 했으나 위험요인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시에 따르면 개장 이틀만인 24일 오후 4시28분 상당구 지북동(농업기술센터) 눈썰매장에서 비닐하우스로 설치한 성인용 슬로프 이동통로 지붕이 쌓인 눈의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 사고로 붕괴된 구조물에 10명이 갇혀있다가 현장 안전요원과 시민 도움으로 구조됐다.

이 중 3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고, 1명은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다.

시는 지난 23일 눈썰매장 정식 개장에 앞서 19~20일 안전정책과와 감사관실 외부 전문가(시공, 소방, 전기) 시민감사관을 통해 2차례 현장 점검을 했고 사업 담당 부서인 체육시설과도 개장 직전인 22일 최종 점검을 마쳤다.

하지만 눈썰매장 슬로프와 이용객 동선에 점검이 집중되면서 비닐하우스로 만든 구조물은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을 슬로프와 이용객 이동 동선으로 봤다"며 "비닐하우스 구조물이 원형 형태라 쌓인 눈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고, 점검 당시에도 눈이 많이 쌓여있던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정확한 감식 결과가 나와야 하지만 현재 슬로프에 인공눈을 뿌리는 과정에서 바로 옆에 있는 비닐하우스 지붕에 눈이 쌓인 것으로 시는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에는 하부는 20㎝, 중간 부분은 15㎝ 정도 눈이 쌓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관계자는 "현장 점검이나 대행업체에서 비닐하우스에 쌓인 눈을 털어줬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 한 부분을 원인으로 본다"고 했다.

비닐하우스 이동통로는 수탁 업체가 이용객 편의를 위해 시에 제안해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사고대책본부를 가동해 피해 신고를 접수받아 당시 사고현장에 있던 이용객 8명이 목과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수탁 업체는 눈썰매장 운영에 앞서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고 보장규모는 1인당 최고 1억5000만원까지다.

여기에 사고후유장해정도에 따라 심사를 거쳐 시민안전보험금도 지급받을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눈썰매장은 오는 28일 현장 감식이 진행된다.

시는 사고 직후 낭추골썰매장 등 위탁 운영하는 눈썰매장 3곳을 점검했고, 문제점이 없어 사고가 난 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계속해서 운영하기로 했다.

이범석 시장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대책본부는 사고수습을 마칠 때까지 운영한다.

시가 위탁한 농업기술센터 유료 눈썰매장은 성인·어린이 썰매장과 회전썰매장, 빙어잡기 체험장 등으로 지난 23일 개장했다.

내년 2월18일까지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고로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